[사회이슈]신천지에 대한 회고 1 -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천지에 빠지는가? (feat. 20-30대)

2020. 2. 29. 14:40Daily "Review"/사회문화 이슈 리뷰

안녕하세요 이프로 노무사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하네요 2020년부터는 블로그에 꾸준히 올려보려고합니다.

 

요즘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삶의 질이 정말 많이 낮아졌음이 느껴집니다. 다들 건강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ㅜㅜ

 

 

 

요즘 뉴스를 보면 코로나19 이슈 관련하여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신천지'죠. 아마 이번 이슈 전에는 '신천지'에 대하여 잘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였을겁니다.

 

아마 뉴스를 보면서도 '도대체 저길 왜가는지, 왜 빠지는지' 이해를 못하실 거에요

 

오늘 이 글에서는 제가 대학시절 속아서 (다행히 짧게나마) 경험했던 신천지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도대체 왜 이렇게 이들은 신천지에 빠지는가?, 특히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빠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총 3부에 걸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천지 수료식으로 보이는 사진 (그 사이에 참 오지게도 늘어났네요...)

 

1. 나의 경험

 

1) 어떻게 속게 되었는지?

 

때는 바야흐로 2000년대 중반, 제가 수능을 마치고 고등학교 졸업 및 대학입학을 앞둔 시점입니다.

 

당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어떤 여대생이 저에게 친근한 미소로 인사를 하면서 접근을 하였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대학 기독연합동아리 모집중이고, 서울 4년제 학생들 위주로 화려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등의 어필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솔깃하는 마음에 연락처를 적어주었고, 실제 한달 후쯤 겨울방학동안 심심한 마음에 한번 나가볼까? 하면서

신천지라는 미혹의 구렁텅이에 초입하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교묘한게

(1) 수능을 마치고 (특히 모태기독교 신앙인의 입장에서) 그동안 기복적이었던 신앙에 대하여 반성하고 다시한번 신앙생활 잘해볼까하는 마음을 노린다는 점

(2) 부푼 대학생활에의 기대를 자극하여 대학생 선배, 친구들과의 네트워크라는 메리트를 제공하겠다는 점

을 잘 공략해서 관심을 가지게 한 것입니다. 참 예비대학생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교묘하게 전략을 짠게 잘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에는 전도전략이 더 많이 발달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심리테스트, 인문학강의, YOLO 특강 등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고하니 모르는 사람은 아예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2) 도대체 어떻게 점점 빠지게되는지?

 

기사를 보면서 도대체 얼마나 사람들이 할일이 없기에, 부족하길래 딱봐도 사이비인 신천지에 빠지는지 많이들 궁금하실 겁니다.

 

하지만 신천지에 빠지는 청년들은 누구보다도 멀쩡하고 (심지어 고학력자도 굉장히 많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금와서 돌아보건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철저히 세뇌된다고 정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 세뇌 프로세스

친목도모/친절함으로 감정적 유대감 형성 -> 조직적 기만으로 성경공부 유도 -> 세뇌심화를 통한 선민의식 형성 

 

 

[친목도모로 소셜화 유도, 감정적 유대감 형성]

 

대학교 입학을 앞둔 시간 널널한 예비대딩한테 이런 친절하고 따뜻한 네트워크는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설령 대학을 다니고있던 재학생이라고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똑똑해보이는 형 누나들도 많고 친구들도 많으니 여기서만 잘 사귀어놔도 내 대학생활은 이미 성공적이라는 부푼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점점 함께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되면서 그렇게 3주정도만 같이 어울리게되면 이미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고, 이제는 없으면 허전한 그런 존재들이 됩니다.

 

이제 형 누나들이 무슨이야기를 해도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죠.

 

 

 

[조직적으로 성경을 공부해야만 하는 분위기형성 및 호기심유발]

 

이들이 단지 친목도모만 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점점 성경이야기를 꺼냅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교인들이 기존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이에 대한 죄책감을 자극하고 호기심을 유도합니다. 예를 들면 '성경은 하나님 말씀인데 이 내용을 모르고 천국을 가는 것이 가능하겠냐, 잘 배우고 알아야지 천국도 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안배우고 그냥 믿을래?' 이런식입니다.

 

신천지의 전도방식이 무서운게 이미 전도 타겟이 한 명 정해지면 한 명을 속이기 위해 3~4명이 조직적으로 달려듭니다. 3명 이상의 인원이 달려들면 공부하는게 당연한 분위기가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가볍게 하나씩 미끼를 던지게 되고 초조해진 피교육자들은 이를 물게되는데...

대표적으로 성경에서 비유로 말하는 것들 '씨, 나무, 물, 바다'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냐며 점점 호기심을 유발하고 그에 대한 답이 성경에 있음을 확인시켜주면서 피교육자로 하여금 '아 내가 너무 무지했구나, 왜 기존 교회는 이런걸 안가르쳐주지?'라는 생각이 들게 유도합니다.

 

 

 

[반복교육, 세뇌심화를 통한 선민의식 형성]

 

미끼를 물어버린 피교육자를 대상으로 점점 교육내용은 심화됩니다.

 

성경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설명해주면서 역사는 반복되며 지금의 시점이 성경으로 볼 때 어느시점인지,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역사적으로 설명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역사의 내용은 하나님이 선택받은 자들을 택하였고, 이들이 배신을 하고, 하나님이 이를 멸망시키시고, 다시 구원함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제 예수재림의 때가 오고 세상이 어지러운 때에 다시 구원의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는 내용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점차 피교육자는 세뇌되기 시작하고 본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항상 깨어있어야겠다라는 위기감, 상황에 대한 자기동일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서 일종의 소모임(동아리) 교육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성경 교육센터로 이동하여 정규교육코스를 시작합니다. 약 6개월 정도의 정규교육과정이고 일주일에 월화목금(무려 4일, 하루에 3시간씩) 빡센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피교육자로는 젊은 학생들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까지 포함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 교육과정에 피교육자들이 수십명 들어있는데, 그 중 절반이상은 이미 신천지교인이고 뜨거운 교육분위기를 만들고 피교육자가 딴 생각하지 못하도록 바람잡이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피교육자는 이때까지는 본인이 신천지 내지는 사이비,이단 종교에서 교육을 받는다는사실을 눈치챌 수 없습니다. 

 

교육내용은 비유풀이, 배도-멸망-구원의 역사,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의 내용 등으로 진행되며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피교육자는 체계적으로 성경 한권을 다 읽었다는 착각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와서 보면, 계속 보는 부분 위주로 반복학습이고, 신천지에 유리한 구절위주로만 세뇌되는 것이지 실제로 성경 전권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무서운 것은 정작 교육 받을때는 이런 사실을 모릅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세상은 모르는 성경의 비밀을 나만 알아간다는 그런 감사함을 느끼며 성령(?)충만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빨리 이 기쁜 소식을 주변에 알리고 싶어지고요, 하지만 누구에게도 성경공부하고있음을 알리지 말라고 합니다. 그 이유로는 이런 하늘의 비밀은 사탄 마귀가 항상 방해하고자 하니, 충분히 성숙할때까지는 근신해야한다는 말을 합니다. 정말 말같지도 않은 변명인데, 그때는 말씀의 비밀을 알았다는 감사함에 오히려 조심하게 됩니다. 

 

 

2) OO의 비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피교육자는 성경 안에 숨겨진 비유의 비밀, 역사의 비밀에 대하여 충분히 세뇌됩니다. 그리고 세뇌가 절정에 달할 그 무렵! 결국 교육프로그램은 클라이막스로 다다르고, 어쩌면 신천지를 믿을 수 밖에 없는 OO의 비밀에 대하여 알려줍니다. 이에 대하여는 2부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2부에서 계속>